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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시원한 여름을 책임지는 죽부인 그리고 죽부인의 유래

시원한 여름을 책임지는 죽부인 그리고 죽부인의 유래

예전부터 여름이면 죽부인 사야지, 사야지 했었는데 이번 여름 결국 죽부인 하나 마련했습니다. 더운 여름밤에 이거 하나 꼭 끌어안고 자면 얼마나 시원한 지 모릅니다ㅎㅎ 인터넷에 죽부인을 검색하던 중 죽부인의 유래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를 발견했습니다. 한 번 읽어 보세요.


일부에서 전하는 짖궂은 세간화(世間話)가 있다.

아들 5형제를 둔 노부부가 아직도 잠자리를 같이 한다. 형제가 밖에서 이 모습을 보고 투정을 한다.

"아버지, 어머니는 우리 5형제를 두고도 모자라 또 자식을 만들려고 하니 딱하기도 하다. 여섯째가 태어나면 우리만 골탕을 먹는다. 업어 키워야 하고 똥오줌 치워야 하니 그 짓도 이젠 지긋지긋하다."

이리하여 5형제는 궁리 끝에 부모를 격리시키기로 작정을 하고 대나무로 가짜 부인을 만들기로 했다. 뒤뜰에 무성히 자란 대나무를 쪼개 얼기설기 엮어 만들어 안고 자기에 알맞은 정도의 긴 죽통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아버지에게 드렸다.

때는 무더운 여름이었다. 5형제가 만들어 준 죽통을 안고 자보니 사람을 껴안고 자는 것보다 훨씬 시원하고 잠이 절로 들었다. 아버지는 자식들이 한없이 기특하고 고마웠다. 한편 5형제는 나름대로 여섯 번째 동생이 생기지 않아 짐을 더니 기뻤다.

이를 이름하여 죽부인이라 한다. 그래서 부모가 쓰던 죽부인은 자식이 쓰지 못한다. 부모가 사랑스럽게 안고 자던 '죽부인'이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에서 10,000원에 구입한 죽부인 입니다. 중국산이구요.. 백화점에서 파는 담양에서 직접만든 죽부인은 가격이 150,000원 하는 것도 있더군요.


대나무를 이렇게 얼기설기 엮어 만들었습니다. 안고 자면 대나무의 찬느낌과 뻥뻥 뚫린 구멍 때문에 정말 시원합니다.


조선조 이유원의 글 '임하필기'에 보면

"무더운 여름 평상에서 죽부인을 두고 수족을 쉰다. 그 가볍고 시원함을 취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잘 마른 황죽을 참숯에 지지면서 엮어 만든 것으로 길이는 대략 넉자 반, 지름은 한아름 정도이다. 구멍이 나도록 성글게 짜서 원통형이 되게 한다. 살결이 닿을 때 감촉이 좋고, 가시에 찔리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공정이 매우 까다롭고 잔손이 간다. 못이나 철사를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리고 숯을 지져서 색을 내는 거외에는 생숯을 칠하는 등 가공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여름철 땀에 씻기거나 묻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삼베 홑이불을 씌워 죽부인을 가슴에 품고 한 다리를 척 걸치고 자면 시원하게 잠을 이룰 수 있다. 구멍이 뻥뻥 뚫리고 안이 텅 비었기 때문에 시원함이 유지될 뿐 아니라 대나무의 촉감이 또한 시원함을 준다. 이래서 여름 한철 죽부인을 사용하는 것은 피서방법으로 최고이며, 자식된 도리로서 노부모에게 죽부인을 선물하는 것은 효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 때문에 최근 죽부인을 선물하는 자식들이 늘어나 죽부인의 값도 이제는 매우 비싼 편이다.



대나무가 시원해 보이나요?^^

근데 싼 가격이라 그런지 저렇게 허접한 부분이 많습니다. 가시에 찔리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공정이 매우 까다롭고 잔손이 간다고 하는데 대충 만들었는지^^; 저런 부분에 찔리곤 합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집에서 다듬었습니다. 그래도 뭐 나름 제 역할을 하니까 저정도는 봐줄만 합니다ㅎㅎ